어제는 2,000원대이던 전송 비용이 오늘은 왜 8,000원대일까
같은 코인을 같은 주소로 보내는데 날마다 전송 비용이 다르게 나오면 처음에는 당황스럽습니다. 이 비용에는 거래소가 정한 출금 수수료와, 블록체인이 거래를 처리하는 대가로 받는 네트워크 수수료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비용은 정해지는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글은 두 비용을 구분하는 방법,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에서 네트워크 수수료가 계산되는 원리, 혼잡할 때 수수료가 오르는 이유를 가상의 숫자로 설명합니다. 마지막에는 전송 전에 확인할 순서를 정리합니다.
출금 수수료와 네트워크 수수료
거래소 출금 수수료는 거래소가 정책으로 정하는 값입니다. 고정 금액일 수도 있고, 네트워크 상황에 맞춰 주기적으로 조정될 수도 있습니다. 거래소는 여러 고객의 출금을 모아 처리하기도 하므로, 고객이 내는 출금 수수료와 실제로 블록체인에 지불한 비용이 정확히 같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수수료는 블록에 거래를 넣어주는 대가로 블록 생성자(채굴자나 검증자)에게 가거나 일부가 소각되는 비용입니다. 개인 지갑에서 직접 보낼 때는 이 비용만 내고, 그 크기는 그 순간 블록 공간을 원하는 거래가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더리움: 가스 사용량 × 가스 가격
이더리움에서 거래 비용은 ‘가스’라는 계산 단위로 측정됩니다. Ethereum.org의 설명에 따르면 단순한 ETH 전송에는 21,000 가스가 필요하고, 가스 가격은 보통 gwei(10억분의 1 ETH) 단위로 표시됩니다. 최종 비용은 사용한 가스 양에 가스 가격을 곱한 값입니다.
2021년 도입된 EIP-1559 이후 가스 가격은 기본 수수료와 우선 수수료(팁)로 나뉩니다. 기본 수수료는 프로토콜이 정하고 소각되며, 직전 블록이 목표 크기보다 붐볐는지 한산했는지에 따라 블록마다 최대 12.5%씩 오르거나 내립니다. 우선 수수료는 사용자가 검증자에게 주는 팁으로, 혼잡할 때 거래를 먼저 넣어달라는 신호 역할을 합니다.
혼잡할 때 비용이 바뀌는 예
아래 표는 이더리움에서 단순 전송과 토큰 교환(스왑)의 비용을 평상시와 혼잡 시로 나눠 계산한 가상 예시입니다. 스왑의 가스 사용량은 계약마다 다르며 여기서는 150,000 가스로 가정했습니다.
| 거래 | 가스 사용량 | 가스 가격 | 비용 (ETH) | 비용 (원) |
|---|---|---|---|---|
| 단순 전송 · 평상시 | 21,000 | 22 gwei | 0.000462 | 약 2,310 |
| 토큰 스왑 · 평상시 | 150,000 | 22 gwei | 0.0033 | 약 16,500 |
| 단순 전송 · 혼잡 시 | 21,000 | 82 gwei | 0.001722 | 약 8,610 |
| 토큰 스왑 · 혼잡 시 | 150,000 | 82 gwei | 0.0123 | 약 61,500 |
가스 가격 22 gwei = 기본 수수료 20 + 우선 수수료 2, 82 gwei = 기본 수수료 80 + 우선 수수료 2로 가정했습니다. 같은 거래도 혼잡도와 ETH 가격에 따라 원화 비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트코인: 보내는 금액이 아니라 거래 크기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는 입력 금액 합계에서 출력 금액 합계를 뺀 차액으로 정해집니다. Bitcoin 개발자 가이드도 수수료를 이렇게 남는 금액으로 설명합니다. 지갑은 보통 거래 크기(가상 바이트, vB)당 사토시(sat/vB)로 수수료율을 제시하고, 채굴자는 수수료율이 높은 거래를 우선 블록에 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에서는 1억 원을 보내든 10만 원을 보내든 수수료가 같을 수 있고, 반대로 작은 입력(UTXO)을 여러 개 모아 보내면 거래 크기가 커져 수수료가 늘어납니다. 가상의 예로 수수료율이 10 sat/vB이고 거래 크기가 약 140 vB라면 수수료는 약 1,400 사토시입니다.
싸다고 다른 네트워크를 고르면 생기는 일
USDT나 USDC처럼 같은 이름의 토큰이 여러 블록체인에 발행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수료가 싼 네트워크로 보내고 싶어지지만, 받는 쪽 거래소나 지갑이 그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으면 자산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복구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보내기 전에 받는 쪽이 안내한 네트워크 이름과 주소 형식, 토큰의 계약 주소가 내가 선택한 것과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네트워크마다 확정 시간과 거래소의 입금 반영 기준도 다르므로, 수수료만이 아니라 도착 시간과 지원 여부를 함께 비교합니다.
전송 전에 확인하는 순서
아래 순서는 거래소 출금이나 개인 지갑 전송을 할 때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 화면에 표시된 비용이 거래소 출금 수수료인지 네트워크 수수료인지 구분합니다.
- 받는 쪽이 안내한 네트워크와 내가 선택한 네트워크, 토큰 계약 주소가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 이더리움 계열이라면 지갑이 제시한 최대 수수료(max fee)와 예상 수수료를 비교하고, 급하지 않다면 혼잡이 덜한 시간을 고려합니다.
- 비트코인이라면 수수료율(sat/vB)과 예상 거래 크기를 확인하고, 작은 UTXO가 많다면 한가한 시기에 정리하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 처음 보내는 주소에는 소액으로 먼저 보내 도착과 입금 반영을 확인합니다.
수수료 예측의 한계
지갑이 제시하는 예상 수수료는 직전 블록들의 상황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입니다. 갑작스러운 인기 이벤트나 시장 급변으로 블록 공간 수요가 몰리면 몇 분 사이에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의 계산은 가상의 가스 가격과 ETH 가격을 가정한 예시입니다. 실제 비용은 전송 시점의 네트워크 상태와 자산 가격에 따라 정해지므로, 보내기 직전에 지갑과 거래소 화면의 최신 값을 확인해야 합니다.
